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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의 반딧불이 발광(發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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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지훈 2011. 6. 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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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붉은 햇덩이가 서산으로 넘어가자 풀숲은 이내 깊은 어둠에 잠긴다. 얼마나 지났을까. 숲에서 불빛 하나가 별처럼 반짝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수많은 불빛들이 갑자기 나타나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는다. 바로 반딧불이의 불빛이다. 무주의 초여름 밤은 이렇듯 반딧불이의 춤사위로 깊어간다.

개똥벌레라고도 불리는 반딧불이는 환경오염에 아주 예민한 환경지표 곤충이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웬만한 시골에서는 반딧불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산업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반딧불이 서식처는 파괴되었고, 농약살포 등 각종 오염원으로 인해 수질이 나빠지면서 한때 반딧불이는 멸종 위기에까지 처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엔 반딧불이의 춤사위를 감상할 수 있는 고장이 아직 여럿 남아있다. 그중 우리나라의 5대 명산으로 사랑받는 덕유산 품에 안긴 전북 무주는 반딧불이와 그 먹이인 다슬기 서식지를 천연기념물(제322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을 정도로 반딧불이의 개체수가 많다.

매년 초여름 무주에서 열리는 반딧불축제는 환경지표 곤충인 반딧불이를 소재로 삼은 우리나라 최고의 환경축제다. 인기도 높다. 대한민국 여름 축제 선호도 1위(6월 축제), 문화체육관광축제 중 가장 가보고 싶은 축제 2위를 차지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또 1999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이래 올해까지 연속해 정부 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엔 65만명의 관광객이 반딧불이를 감상하기 위해 무주를 찾았다고 한다.

축제의 백미이자 핵심은 야외에서 직접 반딧불을 구경할 수 있는 탐사체험이다. 한밤중에 숲이나 논두렁, 밭두렁을 거닐면서 반딧불을 감상하는 재미는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축제기간 내내 무주읍 용포리 잠두마을 반딧불이 생태보존지역 등에서 반딧불 신비탐사가 진행된다. 반딧불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낮에 예약을 해놓으면, 저녁 때 인솔자가 반딧불이 서식지로 안내한다. 낮에 신비탐사 코스를 미리 돌아보며 반딧불이 서식지 환경을 살펴보는 '반디 마실길'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반딧불이는 1년을 땅에서 지내다 다 자란 후 1~2주간 풀숲을 날아다니다 생을 마친다. 그 짧은 생애 동안에 짝을 찾기 위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반딧불은 반딧불이가 종족보존을 위해 부르는 아름다운 세레나데인 셈이다. 반딧불이 수컷이 내는 불빛은 암컷보다 두배쯤 밝다. 수컷은 암컷을 발견하면 더욱 강한 빛을 내며 접근하고, 암컷도 호응하면서 빛이 강해진다.

자료에 따르면 지구상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1900여종의 반딧불이가 서식한다. 그중 우리나라에서는 북방반딧불이,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꽃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여섯종이 살고 있다. 무주에 서식하는 종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좋아하는 애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두종이 주를 이룬다. 이 중에서도 초여름인 6월 축제 기간에 무주에서 만나는 녀석은 바로 애반딧불이다. 애반딧불이의 애벌레는 다슬기를 먹이로 삼고, 암수 모두 날개가 있다. 풀숲에 붙어 약하게 발광하는 것이 암컷이고 강하게 발광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수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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