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거제로 봄마중

PHOTO

by 유지훈 2011. 3. 15. 22:30

본문

제주도 다음으로 가장 큰 섬인 거제도의 절경은 구조라해수욕장에서 학동흑진주몽돌해변과 해금강을 거쳐 홍포에 이르는 남동쪽 해안에 자리한다.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 위치한 거제시내에서 구조라해수욕장으로 가려면 북병산 능선의 망치고개를 넘어야 한다. 구조라해수욕장이 운동장이나 다름없는 구조라초등학교(폐교)의 교정에는 전국에서 가장 일찍 핀다는 수령 100년의 매화나무 4그루가 올해도 어김없이 하얀 꽃을 활짝 피웠다.

남해의 거친 풍랑으로부터 내도를 보호하는 외도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 낸 예술품.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 촬영지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외도는 지중해의 해변을 옮겨 놓은 듯 740여종의 아열대식물이 이국적 풍경을 자랑한다.

거제도는 기후가 온난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고로쇠나무는 거제도의 백두대간으로 불리는 노자산 가라산 북병산 계룡산 자락에 2만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고로쇠나무 수액은 날씨가 쾌청하고 일교차가 15도 이상일 때 수간압(樹幹壓)에 의해 생성되는 약수로 채취 시기는 경칩(3월 5일)을 전후한 한 달이지만 거제도에서는 1월 말부터 채취한다.

고로쇠나무로 유명한 노자산의 학동고개를 넘으면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이다. 학동고개는 ‘바람의 언덕’과 거제해금강이 한눈에 보이는 포인트. 이곳에서는 맑은 날에 수평선 너머로 40여㎞ 떨어진 일본의 대마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흑진주처럼 검은 피부의 몽돌이 깔린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의 하나. 오랜 세월 파도에 닳아 동글동글한 몽돌이 파도가 쓸려나갈 때마다 자그락자그락 소리를 낸다. 파도와 몽돌이 내는 선율은 세상 어떤 악기와 목소리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천상의 화음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올랐다.

학동흑진주몽돌해변에서 서쪽으로 1㎞ 구간은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학동동백림. 팔색조 도래지로도 유명한 동백림은 2000년에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숲으로 뽑혔다. 푸른 바다를 캔버스 삼아 초록 잎과 붉은 꽃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동백은 거제도를 대표하는 나무. 유례없는 한파로 예년에 비해 한달 늦게 개화했지만 동백꽃의 자태는 기다린 세월만큼 더욱 아름답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해안도로는 예쁜 풍차가 돌아가는 도장포 ‘바람의 언덕’과 쪽빛 바다 건너 멀리 소병대도와 대병대도가 보이는 신선대를 거쳐 거제해금강으로 이어진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가 양쪽으로 보이는 도로변의 동백나무도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거제해금강 입구에서 다대포구와 여차몽돌해수욕장을 거쳐 홍포마을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망산의 허리를 잘라 만든 길이다. 거제도가 숨겨놓은 비경 중의 비경으로 거제도를 에두르는 700리 해안선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을 벗한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라 포장조차 하지 않은 도로는 망산 자락을 돌고 오르내릴 때마다 작은 섬들과 숨바꼭질을 한다.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가도, 대매물도, 소매물도, 어유도, 국도, 가익도, 가왕도 등 20여개의 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은 망산 자락에 위치한 홍포전망대. 이곳에서 보는 섬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화 같다. 해질녘 망상 정상에 오르는 수고를 더하면 거제와 통영의 크고 작은 섬들 사이로 지는 해가 동백꽃이 낙화하듯 붉게 물드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제도에는 임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그 중 선자산과 계룡산 사이에 위치한 고자산치는 거제사람들도 잘 모르는 숨은 명소.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서 자동차로 임도를 올라 고자산치에 서면 굴양식장으로 유명한 거제만과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도에서 봄이 가장 일찍 온다는 거제도. 입춘을 넘긴 거제만의 크고 작은 초록섬과 해질녘 붉게 물든 바다는 그 자체가 거대한 동백꽃이다.

 

  <거제의 섬과 갈매기들이 마중을 나왔다>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유산은 아직도 겨울  (0) 2011.03.26
튀어야 산다!!  (0) 2011.03.19
대,소병대도의 일몰  (0) 2011.03.15
해금강 사자바위의 일출  (0) 2011.03.13
봄이오는 길목에서  (0) 2011.03.06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