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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브리핑에 소개된 무주우체국 집배원

지금 무주N

by 유지훈 2014. 4. 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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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는 행복을 싣고 시골길 달리고 또 달린다

 

농어촌 지역 집배원들 복지 사각지대 해소 첨병

소외계층 생활상태 제보…주민 불편·위험 신고도

 

“늘 하던 일인데 뭐 별다를 게 있겠어요? 저는 그냥 제 일을 할 뿐이에요.” 당연하다는 듯 손사레를 치며 부리나케 오토바이를 몰고 나가는 이는 무주우체국 김정순 집배원이다.

 

김 집배원은 지난 연말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무주읍 용포리 공정마을 도로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송모(81) 할머니를 발견했다. 할머니를 발견한 김 집배원은 인공호흡 등 신속한 응급 처치를 한 뒤 119에 신고한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송모 할머니는 적절했던 조치 덕분에 위험한 상황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 상황을 봤더라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멋쩍게 웃는 김 집배원. 김정순 집배원의 미담은 송모 할머니의 딸이 무주우체국을 방문해 어머니의 목숨을 살린 집배원에게 전해달라며 사과상자를 선물하면서 비로소 알려지게 됐다.

 

집집마다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들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안전행정부와 우정사업본부, 지자체가 협약한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으로 이는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는 평가다.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은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독거노인 등의 생활상태, 주민불편·위험사항 등을 지자체에 제보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는 민원서류를 배달하는 등 집배원을 활용한 농어촌 지역 민원·돌봄 서비스이다.

 

정부는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지자체 복지인력의 부족과 농어촌 지역 1인 고령가구 증가에 따른 민원·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농어촌 지역 민원·복지 사각지대 해소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

 

사업은 전국 227개 시·군·구를 관할하는 안행부와 전국 3600여개 우체국을 갖춘 우정사업본부간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게 됐다. 이를 위해 안행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8월 지방우정청·시도에 협조요청을 하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은 지난 9월 5일 공주우체국·공주시간 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안행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연말까지 전국 145개 농어촌 시·군과 우체국 사이에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의 업무협약이 모두 체결됐다고 밝혔다. 

 

김정순 집배원이 일하는 무주우체국은 지난해 10월 17일 무주군과의 협약식을 맺고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에 동참했다. “산간지대나 오지에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이나 소외계층이 많은 농어촌에서는 집배원들의 방문이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죠. 이들은 단순히 우편물만 배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지훈 무주우체국 주무관의 얘기다.

실제 무주군만 하더라도 인구 2만 6000명 중 65세 이상 노인층이 7200여명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백두대간의 준령인 덕유산 아래 자리하고 있어 산간오지에 거주하는 인구가 많은 편이다.

 

 

“집배원들은 우편물 배달과정에서 소외계층이나 독거노인들의 생활상태에 대한 정보를 무주군에 알려 적절한 민원복지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부터 지역 위험사항 제보, 거동 불편 주민의 민원서류 배달, 연말연시 자원봉사까지 다양한 역할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유 주무관은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지난해의 일이지만 실은 그보다도 훨씬 전부터 농어촌 지역의 집배원들은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이 추진하는 서비스들을 해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외계층 생활상태 제보, 주민불편·위험사항 신고 등에 집배원 나서

 

“시골에 사는 독거노인, 장애인 등을 찾아 말벗이 돼주고 집안일을 대신 해주기도 하죠. 또 아픈 사람이 생기면 차량으로 병원에 데려다주고 이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생필품을 대신 사다주고 공과금도 내줍니다. 이런 일들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어요.”  

 

김정순 집배원을 포함한 무주군의 집배원은 총 19명. 손편지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그만큼 늘어난 각종 우편고지서들과 택배물품들을 싣고 집배원의 빨간 오토바이는 매일매일 80km가 넘는 시골길을 부지런히 달린다.

“집집마다 사정 다 알죠. 우편물을 매일 배달하니까요. 배달하면서 어르신들 건강도 확인하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도와드리는 거죠.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김 집배원은 일상적인 일들을 구태여 사업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냐며 머쓱해 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는 김정순 집배원과 같은 집배원들이 벌인 성과들은 특별했다.

삼척우체국에서는 독거노인 및 중증장애인 가구에 대해 건강상태, 난방, 전기, 식사 등을 보살피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으며 고령우체국에서는 한 어르신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집배원이 발견해 어르신을 피신시키고 화재를 진압,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각종 사항에 대한 제보와 신고도 잇따랐다. 아산우체국에서는 19건의 생활실태 제보와 3건의 민원사항 신고가, 공주우체국에서는 도로 위 낙석, 중앙분리대 훼손 등 6건의 위험사항 신고가 이뤄졌다.

 

안행부는 지난 9월 첫 협약 이후 연말까지 ‘행복배달 빨간자전거’ 사업 시행 석 달 동안 취약계층 생활실태 제보 65건, 주민불편·위험사항 신고 30건, 민원서류 배달 7건 등 총 102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집배원들이 소속된 해당 지자체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지형지물에 익숙하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 무주우체국에서 만난 집배원들은 이름만 듣고도 누구인지, 어디사는지, 형편이 어떤지 눈에 훤하다고 했다.

 

 

집배원 근무지 지형지물 익숙…동네 주민·생활환경 잘 파악  

 

유지훈 주무관은 “면적에 비해 인구밀도는 낮고, 또 노인인구가 많은 농어촌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집배원들이 오히려 읍면사무소 직원들보다 동네 주민들을 더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집배원은 “예를 들어 평소에 혼자 지내는 걸 알고 있는 어르신의 집에 우편물이 며칠 째 방치되고 있는 걸 발견한다면 집배원들이 그냥 지날 수 있겠냐”며 “이러한 관심들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면 참 고마운 일”이라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이어갔다.  

 

집배원들의 격무를 염려하는 세간의 이목과 관련해서는 업무량이 적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연히 도와드리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르신들도 저희를 가족처럼 생각하시거든요. 내 아버지, 어머니라고 생각하면 신경쓸 게 많아지고 저절로 챙겨드리고 싶어지죠.”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지 않고, 일부러 하는 일이 아니라 본업을 하며 눈에 보이기에 할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하는 김정순 집배원. 오늘도 김 집배원은 늘 그렇듯이 그저 묵묵히 맡은 업무를 위해 빨간 오토바이에 시동을 켠다. 우편물과 함께 행복을 실은 김 집배원의 빨간 오토바이는 시골길을 달리고 또 달린다.

 

2014.04.01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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