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묵은 액을 털어내고 새로운 한 해의 안녕을 비는 기복(祈福)의 굿판, 2013년 계사년을 맞이하는 굿판, 필봉정월대보름굿이 올해도 변함없이 필봉마을에서 펼쳐졌답니다. 임실 필봉마을에서 개최된 필봉 정월대보름굿은 ‘함께 어우러지는 삶’ 즉, 공동체문화가 일군 아름다운 문화예술양식의 절정을 체험할 수 있으며, 함께 복을 기원하고, 함께 액을 떨쳐내며, 함께 노력하고 사랑하자고 약속하는 시간이었답니다.
올해로 32회를 맞는 임실필봉 정월대보름굿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유산 제11-5호, 임실필봉농악보존회와 전북 임실 필봉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자리로, 전통적으로 필봉 마을에서 행해져 오던 마을굿 본연의 가치와 형태 그대로를 계승하고 있답니다.
특히 이번 정월대보름굿에서는 관광객이나 외지인이 중심이 아닌, 오랫동안 전통굿판을 지켜온 필봉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돼 그 원형의 굿판,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2월 23일 오후 2시부터 필봉마을 동청마당에서 정월대보름굿 시작을 알리는 ‘기굿’을 울리며 시작되었답니다. 이어 마을 어귀의 당산으로 옮겨 마을수호신에게 굿을 고하고, 복을 기원하는 ‘당산굿’을 연행한 뒤, 마을 공동 우물로 이동해 ‘샘굿’을 치고, 다음으로는 마을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각 가정의 안택을 기원하는 ‘마당밟이’(뜰밟이굿) 굿을 흥겹게 진행하였죠. 마을 구성원 전체의 집돌이 굿판이 끝나면, 마을 주민과 정월대보름굿 자원봉사단이 마련한 뜨끈하고 살가운 저녁을 나눠먹고 잠시 휴식을 취히고, 저녁 7시부터는 풍물굿의 연예성과 오락성이 두드러지는 푸진 판굿이 펼쳐졌답니다.
채굿, 호허굿, 풍류굿, 영산굿 등의 앞굿과 설장고, 잡색놀이, 소고춤, 재능기 영산굿, 노래굿, 대동굿 등 음악, 춤, 극, 놀이 등의 다양한 예술 형태의 ‘판굿’은 관객과 공연자가 어우러지는 대동굿의 백미었답니다.
판굿의 흥이 절정에 솟는 끝자락에서, 참가자들의 한 해 소망이 담긴 소지가 달린 ‘달집태우기’를 시작하였답니다. 달집을 태우고 난 후에는 잡귀잡신과 액운은 모두 물러갔으니, 다시금 새로운 해 새로운 복을 맞이하는 대동놀이 굿판을 진행하였죠.
굿판 한 켠에는 소원지쓰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등 참가자들로 하여금 풍물굿 관람 이외에 정월대보름굿 세시 음식과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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